Coworking Story

우리가 공룡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비결

2015년, 광명에 가구공룡 이케아가 국내 1호점을 낸다는 소식이 나올때만 해도 국내 가구업체 대부분은 그들의 막대한 자본에 국내 가구 시장을 다 빼앗길 거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그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일까. 품질에 비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잘나가던 가구 업체들 대부분이 쇠락했다. 하지만 이케아가 불러온 메기효과로 인해 일부 국내업체들은 배송과 품질 등에 이케아와의 차별성을 두고, 저가격 고품질의 상품을 개발하는 등 위기관리 수완을 발휘하여 더 크게 성장한 업체들도 있다.

또한 이케아의 영향으로 ‘가구는 비싸고 한번 구입하면 망가질때까지 써야한다’에서 ‘트랜드에 따라 가구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로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면서 전체적인 가구시장 규모가 확대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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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에그플레이스가 세상에 첫발을 내딛던 2015년 1월. 그당시엔 국내 대다수 사람들이 코워킹스페이스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프리랜서들은 일할 곳이 없어 집에서 일을 하거나 커피숍을 전전하기도 했다. 슈퍼에그플레이스는 커피숍 테이블과 간의 의자가 아닌 업무용 데스크와 고급 사무용 의자를 갖춘, 당시로선 국내 거의 유일한 코워킹스페이스였다.

누군가에게 기존에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개념을 설명하고 설득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과 홍보 끝에 슈퍼에그는 수개월만에 만실을 기록, 나름의 확장 계획까지 수립하던 차였다.

그러나 우리에게 가장 중요했던 그 시기에 위워크라는 공룡이 진입했다. 그리고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기 시작했다. 해당 기사들이 연일 이슈화되었고, 위워크 이외에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코워킹스페이스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수요 증가 속도에 비해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다보니 자연스레 출혈 경쟁이 시작되었고, 그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는 매출이 거의 반토막 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낙담할 수만은 없었다. 우리는 그들이 넓혀주는 시장에 주목했다. 공룡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그들과의 차별성과 우리만의 강점을 강조하는데 주력했다. 더 가까운 곳에서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고 더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디테일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았다.

그결과 슈퍼에그플레이스의 매출은 점차 회복세로 전환되었고, 다시 만실을 기록할 수 있었다. 전화위복으로 지금은 삼성동에 조금 다른 컨셉의 2호점까지 기획하고 있다. 지금부터 어떻게 우리가 공룡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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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먼저냐, 휴식이 먼저냐

거대자본을 갖춘 그들은 하나같이 엄청난 규모의 시설과 다양한 휴게 공간들을 갖추고 있음을 강조한다. 수면실, 게임장, 피트니스실, 휴게 소파 등 휴식과 리프레쉬를 위한 공간이다. 이런 공간의 존재가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 같아도 혹할테니까.

하지만 조금만더 생각해보면, 내가 일을 하면서 얼마나 자주 그 공간들을 이용할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정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할 내 전용 공간과 책상은 매우 협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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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좋은 호텔에 갔을 때 ‘여기서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실제로 거기서 사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면 금새 헛된 생각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우리집에 있는 그 많은 옷들은 어디에 둘 것이며, 매일같이 늘어나는 살림살이들은 도대체 어디에 두어야 할지, 빨래는 어디에 널고, 밥은 어떻게 해먹어야 할지, 냉동고가 터지도록 가득찬 냉동식품들은 어디에 보관하면 좋을지, 생각만해도 막막하다. 호텔은 거주 공간이 아닌 잠시 머무는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럭셔리한 호텔이라도 실제 생활을 하기에는 많은 불편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애초에 목적과 본질이 다른 공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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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슈퍼에그를 설계할 당시 코워킹스페이스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결과 우리가 내린 결론은 ‘코워킹스페이스=일하는 공간’이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하나부터 열까지 ‘일이 잘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연구했다.

개방된 공간에서의 소음, 타인의 시선 등 업무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란스럽지 않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새로운 형태의 파티션을 고안하여 설치했다. 널찍한 책상은 모니터를 여러개 놓고도 일할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타이핑 시 팔이 책상 모서리에 배기지 않도록 팔이 닿는 면의 모서리를 라운딩 처리하고, 동선상 다른 사람의 모니터가 잘 보이지 않도록 책상을 배치했다. 이토록 본질에 좀 더 다가가려했던 우리의 노력은 우리만의 차별화된 강점이 되고 있으며, 슈퍼에그 이용자들이 가장 만족하는 요소로 발전했다.

 

 

고객응대의 정석?

가끔 대형 코워킹스페이스를 이용하던 분들이 슈퍼에그로 이전 문의를 하실 때가 있다. 그런 경우 대부분, 전에 있던 공간의 불편점을 토로하는데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직원의 불친절과 비전문성이다. 예상컨데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지점이 많다 보면 인력 관리에도 어려움이 있을 뿐더러 그들이 고객을 어떻게 응대하고 있는지,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든 일을 매뉴얼대로 처리하라고 교육한다. 하지만 사람의 일이란 늘 매뉴얼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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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008년도부터 비즈니스센터를 운영해왔으며, 모든 지점을 직영으로 관리했다. 11년간의 경험을 통해 사업가, 프리랜서분들이 어떠한 니즈를 갖고 있는지,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응은 무엇인지에 대한 노하우를 쌓게 되었다.

고객 문의나 컴플레인에 대한 직원의 응대 그리고 결과를 기록하는 시스템을 운영하여, 적절한 방법을 공유하고 보완책에 대해 회사 전체가 머리를 모아 연구하면서 더 나은 방향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사실 우리가 고객을 대함에 있어 늘 옳은 대처만을 했노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형화된 매뉴얼대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를 지향하고, 한발더 다가가 고객의 불편을 개선해나가고자 하는 노력.

우리는 이런 노력들이 쌓여서 큰 차이가 생긴다고 믿는다.

 

 

본전 뽑았습니까?

많은 업체들이 무료 음료, 무료 맥주 등 다양한 무료 혜택들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유료로 운영한다. 음료와 맥주는 업무공간의 본질이 아니기에… 차라리 그러한 부대비용을 절약해 공간의 이용료를 낮추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것이 사업 초기 단계에 있는 고객들에게 비용을 절감하게 해주는 배려가 되지 않을까 하는 판단에서였다.

공간을 비교하고 선택하기 전에 간단한 덧셈 뺄셈을 해봤으면 한다.

무료로 제공되는 음료와 맥주를 위해 1년에 얼마를 더 지불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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